'族'
과거에는 특정 혈통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무리를 가르키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특정 문화를 좋아하거나 공통된 사회적 현상 속에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더 쓰이는 듯 합니다.
특히 파이어족, 욜로족, 딩크족 등과 같이 사회적 현상 혹은 이슈에 따라 다양한 '족'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 블로그 제목에도 나오는 'FIRE 파이어'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 Financial Independence]와 [조기 은퇴 Retire Early]의 약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간단히 말해 '경제적 자립을 통해 조기 은퇴를 꿈꾸는 사람'들인 것인데, 파이어족은 그 중에서도 경제적 자립을 더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립.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경제적 자유'와 같은 말인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경제적 자유는 아무런 경제적 제약 없이 본인 원하는 것을 누리거나 향유할 수 있는 부유한 상태에 더 가깝습니다. 반면 파이어족이 추구하는 경제적 자립은 검소한 생활을 유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뜻 합니다.
때문에 파이어족이 목표로 하는 은퇴자금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앤리치(Young & Rich)들의 은퇴자금과 금액상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그 차이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파이어족의 은퇴자금 마련 방법은 정기적 근로소득과 부가적인 부업소득이며, 미니멀 라이프와 같은 근검절약으로 최대한 많은 금액을 예금, 우량주 등과 같은 안정적 금융상품에 예치하는 것 입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절약과 보수적인 자산관리 방식을 추구하는 파이어족 문화는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미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크게 확산 되었습니다. 그 당시 모든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붕괴되는 것을 지켜본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모으자' 그리고 '은퇴 자금은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생긴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 입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시작된 파이어족 문화는 유럽권을 지나 아시아에 있는 우리나라까지 퍼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유튜브에서 '파이어족'이라고 검색만 해보아도 관련된 수 많은 채널과 영상이 있습니다. 몇몇 유튜브 채널들은 미국의 원조 파이어족들과 같이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채널들은 많은 돈을 빨리 벌어 '조기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조기 은퇴.
우리나라의 파이어족들은 최대한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어 어느 정도 품위를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은퇴를 꿈꿉니다. 그렇다보니 미국의 파이어족들과 달리 리스크와 리턴이 모두 높은 투자 종목을 많이 찾게 됩니다. 하지만 투자라는 것이 누군가 나의 것을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줄 때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시장에는 돈을 벌은 사람과 돈을 잃은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한국의 K-파이어족은 모두가 함께 파이어 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지요.
최근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인상 및 긴축으로 자산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을 꿈꾸던 한국 파이어족들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듯 합니다. 과거에는 높은 수익률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것을 향유하던 Flex 문화가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높은 수익률 보다는 지출을 줄여 자산을 쌓아가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명품시장의 떠오르는 큰 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무지출하는 일상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MZ세대의 소비패턴은 여전히 변화무쌍한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제적 자립을 통해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극단적 절약과 보수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느리지만 모두가 파이어 할 수 있는 미국 파이어족.
적극적인 투자와 높은 수익을 통해 빠르지만 상위 소수만 파이어 할 수 있는 한국 파이어족.
여러분은 어떤 파이어족이 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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